김진홍 목사님, 안타깝습니다.


대한민국 정부 출범 이후로 전무후무한 행적을 보이고 있는 대통령 이모씨가 최근 뉴라이트 회원 수백명을 청와대로 초청하여 만찬을 벌이는 일이 있었다. 공적인 자리에 있는, 그것도 한 나라를 대표하는 대통령이라는 자가 국민의 화합과 단결을 우선으로 하지는 못할 망정 '내 편 감싸기'에 가까운 태도를 보이는 건 두고두고 까일 일이지만 필자는 그 뉴라이트 전국연합의 대표로 나와있는 이름을 보고 잠시 동안 할말을 잃었다.




김진홍 목사.




....지금은 다니던 학교도 때려치우고 기독교 신앙에 대해서도 회의적인 입장이지만 한 때 열정적으로 매진했던 적도 있었다. 그 당시 내게 가장 큰 영향을 줬던 책 중 하나가 김진홍 목사의 자서전 '새벽을 깨우리로다'이다. 진리를 찾아 헤매던 청년이 뜻을 굳히고 청계천 빈민가로 뛰어들어 쓰레기를 주워 팔며 사회의 가장 밑바닥에 있는 사람들을 위해 헌신하고, 그들을 탄압하는 권력에 맞서 감옥에 가건 협박을 받건 굴하지 않고 '힘없는 사람들의 구세주'가 되어가는 그의 일화는 꼬꼬마였던 나에게 나아갈 방향을 제시해주는 이정표나 마찬가지였다.

그런데 현재는 어떤가.

김진홍 목사와 그가 이끄는 뉴라이트가 하고 있는 행태를 보면 한 가지 생각 밖에 들지 않는다. '권력의 시녀'라는 생각. 한 때는 권력에 맞서서 약자들을 보호하던 사람이 이제는 그 권력에 빌붙어 자신과 생각이 다른 사람들을 탄압하고 사회적 약자에 대해서는 눈꼽만치도 생각하지 않는 모습에 대해 어떻게 여겨야 할까.

흔히들 사람은 변한다고 한다. 어릴 적에는 착하던 사람이 어른이 되어서는 더없이 악해지는 일도 있다. 그러나 김진홍 목사처럼, 정말 동명이인이 아닐까 하는 생각이 들 정도로 정반대로 변해버린 것은 어떻게 받아들여야 할까. 나는 그에게 배신감을 느낀다. 그가 쓴 책을 읽고 받은 감동이 송두리째 배신감으로 변하여 뒤통수를 가격한 느낌이다.




김진홍 목사, 아니 김진홍 목사님. 목사님은 그 책의 끝부분에서 변하지 않는 현실에 절망하면서도 믿음을 잃지 않았습니다. 우리 사회의 어둠을, 악을, 부조리한 것들을 몰아내고 눈부신 빛이 보이는 '새벽'을 깨워야 한다고 했지요. 목사님이 이렇게 말하지 않으셨나요.






나는 기도하고 명상하였다.

새벽을 깨우는 일이 나의 사명이다. 어둠에서 잠자고 있는 민중들에게 새벽을 알리는 사명은 위대한 사명이다. 이를 위해 일생을 살아야 한다. 한밤중에 잠들어 있는 한국교회에 새벽이 다가옴을 알려야 한다. 가난과 질병에 잠들어 있는 청계천 판자촌의 6만 형제들에게도 새벽을 알려야 한다. 가난한 자들의 아픔을 모른 체 호화로운 주택에 잠들어 있는 부자들 에게도 새벽을 알려야 한다. 나는 밖으로 나가 새벽을 알리는 종을 울렸다. 땡그랑 땡- 땡그랑 땡- 종소리에 일어난 듯 가까운 집의 창문에 등불이 밝혀지고 있다.







목사님은 책의 마지막에서 시편 57편의 문구를 인용하여 절망적인 상황에서도 신을 찬양하며 새벽을 깨우겠다고 했지요. 현재 목사님이 보여주고 있는 행보가, 과연 그 어둠을 몰아내고 새벽을 깨우는 것인지, 가난과 질병에 잠들어 있는 힘없는 사람들을 위한 것인지, 호화로운 주택에 잠들어 있는 정치인들과 부자들에게 새벽을 알리기 위한 것인지 모르겠습니다. 제가 보기에는 대한민국 사회를 더더욱 깊은 어둠으로 끌고 가는 행위로 밖에 보이지 않네요.

한 때나마 당신을 존경했던 사람으로서 마지막으로 '목사님'이라고 불러드렸지만, 앞으로도 계속 권력의 시녀 노릇을 하신다면 전 존칭은 커녕 인간이 인간에게 기본적으로 해야 할 존중도 하지 못할 것 같습니다. 아예 기억에서 지워버릴 수도 있겠죠. 그렇게 되지 않기만을 바랄 뿐입니다.




당신의 책을 읽고 감동을 '받았던' 사람이.






by 오스발 | 2008/09/07 04:14 | 종교 까지 말라능 | 트랙백(1) | 핑백(1) | 덧글(5)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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Tracked from 미닉스의 작은 이야기들 at 2009/03/24 18:22

제목 : 목사님을 위한 기도 -- 10. 김진홍편
내 안의 사람들 이 글은 누구나 얻을 수 있을 정보를 근거로 쓰는 글입니다. 글에 언급된 사람들을 좀 더 자세히 알기 위해 개인적인 접촉을 하거나 근거가 불확실한 뒷얘기를 찾아 다니지는 않았습니다. 물론 들으려고 노력하지 않아도 그냥 알게 된 이야기까지 무시했다는 말은 아닙니다. 공적인 부분뿐만 아니라 사적으로도 위대한 인간은 존재하기 힘들다는 것을 전제로 글을 씁니다. 알려진 바와 달리 그들에게 우리가 모르는 또 다른 면이 있을 수도 있습니다......more

Linked at misa : 김진홍씨에게 실망.. at 2009/06/18 06:25

... 김진홍 목사님, 안타깝습니다. ... more

Commented by 스카라간 at 2008/09/07 13:12
헬로 나님 왔습니다.
링크양 납치해가겠습니다.
Commented by 오스발 at 2008/09/07 21:53
이러지 말라능. 링크양은 내꺼라능. 어디서 감히 납치하냐능.
Commented by 엠포엠원 at 2008/10/05 01:50
좋은 말씀이십니다.
Commented by 오스발 at 2008/10/07 22:19
감사합니다.
Commented by 아란델 at 2008/10/17 13:00
니가 남을 존중하지 않겠다면 남도 너를 존중하지 않겠지.


존중하지 않는 사람과는 대화를 하지 않을 것이고 그럼 넌 아무 것도 바꿀 수 없어. 알겠냐?



아무리 싫더라도 그 사람을 존중하지 않으면 대화는 안 되고, 서로가 서로를 경멸하며 시간이나 끌게 되지.


보수 진보의 대립 레파토리가 바로 그거거든.



너처럼 서로를 존중하지 않는거지. 싫으면 무시하는거야. 존중 안하고.





그따위로 지꼴리는데로 노니까 타협도 없고 화합도 없이 만날 당파싸움이지 낄낄.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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